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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중한 카드와 동시에 지인에게 선물 받은 책이다. 그때는 바로 읽듯 읽지 않은 책 중 첫번째 책장에 있었는데 그 동안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잊고 있었다.
사부 곡인 것처럼 믿어 버리다에 열어 둔 문체가 아련하고 연해서 아마 당연히 여성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. 뒤늦게 아, 말했다. 페이지에 비해서 쓰여진 문자 수는 적은 편이다. 그래서도 술술 읽어 못 간 것은 아니 행간 속에 자주 머물게 한 것은 작가의 감정에 저도 모르게 이입이 되기 때문이다.
에필로그에 10년 이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게 되고 그런 시간의 바퀴 속에 이 원고는 3년 이상의 노력 끝에 탄생하게 됐다고 씌어 있다. 이 글을 읽는 순간 갑자기 너무 죄송하고 죄송합니다. 그토록 오랜 시간으로 기록한 내면의 감정을 3년 동안 다듬고, 또 다듬어 한권의 책에 내가 보낸 그 정성을, 불과 셋 넷일 만에 읽어 버린 이 행위를 어떤 말로 포장을 해야 할까
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히 할 수 있다. 여백이 많은 문자는 적었지만, 함축된 글자 중에 바쁘게 지나가라는 인물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. 바쁜 걸음으로 걸어 나그네의 발걸음을 경이로움에 멈추어 길가에 얌전한 낮은 자세로 피어 있는 화초처럼 한 밤의 짙은 노을처럼 어느 더운 날에 불어 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어느 비 오는 습기 속 비햐은처럼 통증에 대해서 상처에 대해서, 이별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, 고마움에 아주 끈적끈적 해서 극히 없도록 그래서 확실히 짙고 진한 아픔과 이별에 대해서 본인의 가슴과 손 끝으로 몇번 여과시켜서 내 보낸 연한 문장에 취했다고.
그런데 책을 덮고는 왜 자꾸 울었던 것인지도 모른다. 아마 그를 떠난 사랑한 그 어떤 사람 대신, 이제 그리워하고도 좋다고 그만 해도 좋다고 이제 그만하면 됐다고 해 주고 싶오소욧눙지도 모른다. 이는 지금을 살아 있는 자가 행복해야 한다고.
다행히 통증은, 잘 견디고 있다고 그래서 독자들도 상처와 이별을 견디고 제출하면 괜찮게 되면. 고마운 위로에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.
- 붕붕 안에서 - 너무 깊은 고민을 하고 싶지 않았어, 낮과 밤도 있어서 때로는 모든 감정을 멈추었어요
잊어야 할 것은 잊어버렸습니다.억지로 자기도 했어요.
가끔은 어딘가에 놓아둔 하얀 약을 먹고 있어요.필요없는건 잊고 살아갈만큼 전 이미 많이 다쳤어요.괜찮아요.